2026. 6. 9. 18:09ㆍ세부여행

이번에 넷플릭스에 나온 "참교육"은 네이버웹툰 원작으로 만든 드라마인데 '교권 보호국'이라는 가상의 국가 기관을 배경으로, 무너진 교권과 학교 폭력, 그리고 그 안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해 '참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가해자들을 응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네이버웹툰 참교육이 독자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유는, 현실에서 법과 제도가 해결해주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들을 주인공이 압도적인 힘으로 ‘시원하게’ 해결해 주기 때문인데 이번 드라마도 역시나 시원한 사이다느낌으로 몰입감을 주었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학창 시절에는 그저 ‘선생님은 권위적인 존재’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회사에서 조직 생활을 하며 사람들과 부대껴 보니, 무너진 교권 현장을 다룬 이 드라마의 에피소드들이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조직 내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상사, 원칙을 무시하는 동료들 사이에서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중간 관리자의 입장과, 학생들에게 휘둘리며 최소한의 지도조차 하지 못하는 교사의 모습이 묘하게 겹쳐 보였다. 시스템이 보호해주지 않는 개인의 무력감, 그 답답함이 무엇인지 알기에 나화진이라는 캐릭터가 보여주는 '압도적인 해결'에 더 감정 이입하게 되는 것 같았다.

사실 이성적으로는 폭력을 통한 문제 해결이 옳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현실에서는 법치주의가 우선되어야 하기때문에, 하지만 필리핀에서 참교육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감정은 조금 다르다. 우리 사회가 그동안 법과 제도를 통해 학교 폭력이나 갑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 왔는지 스스로 물어보게 됐다. 피해자가 구제받기보다 가해자가 더 당당하게 웃는 경우를 현실에서 너무 많이 봐왔기에, 작품 속에서라도 가해자가 철저하게 짓밟히는 모습은 이제 30대가된 나로써 하지못하는것들에 대한 묘한 대리 만족을 주는거같다. 이는 우리 사회가 그만큼 공적 시스템에 대한 갈증과 불신이 크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참교육》을 보면서 ‘내가 학교 다닐 때보다 요즘 애들이 무섭다’는 식의 단순한 세대 갈등으로 치부하고 싶지는 않다. 오히려 교육 현장이 얼마나 예민하고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어떤 식으로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게 된다. 작품은 폭력적인 방식을 취하지만, 그 이면에 담긴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는거같다. ‘무엇이 교육인가’, ‘공권력은 왜 힘을 잃었는가’라는 질문은 학교를 넘어 우리 사회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결국 《참교육》을 보는 동안은 시원하지만, 드라마를 마지막회까지 다보고 현실로 돌아오니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거같다. 현실에는 나화진처럼 나타나서 대신 싸워줄 영웅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노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전망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목소리를 내고 감시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30대가 되어 사회의 쓴맛 단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시점에 이 드라마를 보니, 단순한 학원물을 넘어 '어른들의 책임'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가해자를 응징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해자가 다시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사회적 장치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한다.
지금 이슈가 되고있는 선거투표 사건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투표용지를 준비하지못했다는 말도안돼는 이유를 댄 선관위 그로인해서 투표를 하지못한 시민들이 투표함 불출을 막기위해 모였지만 경찰인지 공안이지 모르는 사람들이 잠실 시민들을 끌어내면서 노인은 신발이벗겨지고, 21살 청년은 머리가 찢어지고, 여성은 바지가 벗겨지고 이게 지금 대한민국에서 일어날수있는 현실일까? 하는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참교육'해야 할 대상은 누구일까?
'세부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4화 필리핀 세부의 시말라 성당 (0) | 2026.06.01 |
|---|---|
| 23화 필리핀의 코코넛에 대하여 (0) | 2026.05.31 |
| 22화 필리핀, 7,641개의 섬이 만들어낸 하나의 기적 (0) | 2026.05.30 |
| 21화 필리핀 세부 이동식하우스 밤부하우스 (0) | 2026.05.29 |
| 20화 필리핀 졸리비 (0) | 2026.05.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