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재밌는 필리핀 대중교통 이야기

2026. 5. 24. 08:05세부여행

한국에서는 지하철이나 버스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까 필리핀 길거리 분위기는 처음에 진짜 정신없게 느껴졌다. 차는 계속 경적 울리고 오토바이는 사이사이 지나가고 사람들도 아무 데서나 타고 내린다.

근데 신기한 건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적응된다는 점이다.
오히려 익숙해지고 나면 필리핀 특유의 대중교통 문화가 꽤 재밌게 느껴진다.

가장 대표적인 건 역시 지프니다.

지프니

 

필리핀 여행 사진 보면 화려하게 꾸며진 차량들 많이 보이는데 그게 대부분 지프니다. 원래는 군용 지프차에서 시작됐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거의 필리핀 상징처럼 느껴질 정도다.

처음 보면 버스 같기도 하고 트럭 같기도 한데 안에 타보면 분위기가 독특하다.
양쪽으로 길게 마주 보고 앉는 구조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엄청 많이 탄다. 그리고 에어컨은 없는 경우가 많아서 창문 열고 바람 맞으면서 이동한다.

처음 탔을 때는 어디서 내려야 하는지도 몰라서 계속 주변 눈치만 봤다.
현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기사한테 요금 전달하고 내릴 때는 열쇠나 동전으로 쇠기둥을 쳐서 소리를내는데 그 모습 자체가 필리핀 느낌이었다.

그리고 멀티캅도 많이 보인다.

멀티캅


한국 사람들은 처음 보면 작은 봉고차 같은 느낌으로 생각하는데, 지역마다 거의 미니버스처럼 사용된다. 지프니보다 조금 더 작고 조용한 느낌인데 필리핀 사람들이 좁은곳을 가기위해 지프니를 개조했다고 한다.

특히 비 오는 날에는 멀티캅 타는 사람들이 훨씬 많아진다.
지프니는 옆이 많이 열려 있어서 비 맞는 경우도 있는데 멀티캅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교통수단 중 하나가 트라이시클이다.

트라이시클


오토바이 옆에 사람 타는 칸 붙여놓은 형태인데, 골목이나 가까운 거리 이동할 때 엄청 많이 이용한다.

처음에는 솔직히 조금 무서웠다.
차량 사이를 계속 지나가는데다가 생각보다 속도도 빠른 경우가 많다. 근데 현지 사람들은 그냥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타고 다닌다.

재밌는 건 지역마다 트라이시클 모양이 다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곳은 엄청 화려하게 꾸며놓고 어떤 곳은 거의 철판만 붙어 있는 수준이다. 대신 공통점은 대부분 내부 공간이 생각보다 좁다는 거다. 키 큰 사람들은 다리 접고 타야 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필리핀에서 가장 스릴 있었던 건 하발하발이었다.

하발하발 막심
하발하발 무브잇
하발하발 앙카스


이건 거의 오토바이 택시에 가까운 느낌인데, 산길이나 교통 안 좋은 지역에서 많이 이용한다.

처음 타봤을 때는 솔직히 긴장 엄청 했다.
헬멧 쓰고 뒤에 타는데 오토바이가 좁은 길이나 언덕을 엄청 빠르게 올라간다. 특히 비포장도로 같은 곳 지나갈 때는 놀이기구 타는 느낌까지 들었다.

근데 또 현지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이동수단이라고 한다.

어플로도 부를 수 있는 하발하발이 있는데 여행오게된다면 한번 어플깔아서 경험해봐도 좋을거같다.

ex)Maxim, moveit, angkas
차 들어가기 힘든 지역에서는 하발하발이 거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처음 필리핀 왔을 때는 이런 교통문화가 너무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질서 없어 보이기도 하고 위험해 보이는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 오래 보다 보니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시스템이 돌아가고 있다는 게 보인다.

특히 지프니 안에서 현지 사람들끼리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요금 전달해주고, 서로 자리 조금씩 비켜주는 모습들을 보다 보면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한국처럼 깔끔하고 체계적인 분위기는 아니지만, 필리핀 특유의 활기와 생활감이 가장 잘 느껴지는 장소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대중교통 안이 아닐까 싶다.